이 문서에서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연구실을 선정하여 컨택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까지의 과정을 기술한다.
연구실 선정하기
내가 처음 포닥을 지원해보겠다는 결심을 내렸을 때에는 가장 마음에 드는 연구실 서너 군데에 컨택을 해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도교수님을 찾아뵀을 때 교수님께서는 나의 이런 (안일한) 생각에 대해 놀라시며, 컨택 메일을 "마구 뿌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마음을 고쳐먹고 컨택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인터넷에서 본격적으로 찾아본 후, 생각보다 컨택 메일에 대한 답변이 아주 적게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떤 블로거의 경우 100편의 메일을 보내고 나서야 오퍼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많은 연구실에 메일을 보낼 것을 고려했을 때, 이 연구실들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관련 연구를 조사하듯 엑셀 시트를 만들어 연구실 리스트를 정리하였다. 그리고 우선수위를 정해야 했는데, 여러 글들을 읽어봤을 때 포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독립적인 연구 성과를 잘 낼 수 있는지에 있고, 학교 수준은 덜 중요해 보였다. 나는 연구 주제, 연구 성과, 학교 수준, 연구실 규모 등을 이 순서에 따라 우선순위를 두고 고려했던 것 같다. 연구 주제의 경우 내가 많이 읽어본 논문들, 내 논문에서 참조한 논문들, 내 논문을 참조한 논문들 등을 참조함으로써 손쉽게 비슷한 연구를 하는 교수님들을 추릴 수 있었다.
컨택 서류 준비하기
컨택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서류들은 다음과 같다.
- Cover Letter (필수)
- CV (필수)
- Research Statement (비필수)
커버레터는 자기 소개 및 지원 동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는 짧은 편지다. 일반적으로 1장 분량으로 작성된다. CV는 자신의 연구 실적 등에 대해 있는 그대로를 요약하는 자기소개서이다. 마지막으로 Research Statement는 지금까지 한 연구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연구를 서술하는 글로써 일반적으로는 1-3장 정도의 분량인 듯 하다. 이 문서는 포닥을 지원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서류는 아니지만, 나의 지도교수님께서는 이 문서를 준비해보라고 권하셔서 작성하게 되었다.
이 세 문서들의 예시와 작성법들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미국 유명 학교에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올린 경우도 봤고, Research Statement나 CV의 경우 유명한 연구자들의 문서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조사하면 큰 도움이 되겠다.
해당 서류들은 가능하다면 수신할 교수님에게 맞춰 조금씩 수정하면 좋은 것 같다. 왜냐하면, 같은 내용을 똑같이 모든 사람에게 보낸다면 받는 교수님들도 눈치챌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만큼 나의 절실함과 정성이 덜 묻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CV는 그대로 두되, Cover Letter와 Research Statement는 보내는 교수님의 연구에 맞춰서 조금씩 수정하며 보냈다. 예를 들면, Cover Letter에서 해당 교수님이 하신 연구에 대해 언급을 하거나 관련된 나의 연구를 언급하기도 했고, Research Statement에서는 Future Work 섹션을 해당 교수님의 연구에 맞춰 수정하기도 했다.
컨택 메일 보내기
내가 정한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하루 3-4명의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냈다. 이렇게 시간차를 두고 메일을 보냈던 것은 혹시나 한번에 여러명에게 인터뷰를 보자는 연락이 와서 일이 몰릴까봐 걱정돼서였는데, 실제로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메일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교수님들은 하루에 수많은 메일을 받아보기 때문에 사족 없이 핵심적인 내용들(내가 누구이고 왜 지원하게 됐는지)만 메일에 남기고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서류를 보도록 유도하는게 좋아 보였다.
제목: [NAME] Possibility of Postdoc Position in Your Lab
내용:
Dear XX,
I am NAME a PhD candidate of MAJOR at UNIVERSITY.
I am writing this email to inquire about the possibility of a postdoctoral position in your laboratory. I found that your research is very relevant to my area, and I would be very happy to work with you.
I enclose a cover letter, curriculum vitae, and research statement for your close review. Please let me know if I can provide additional information to aid your review.
Best regards,
NAME
이 메일의 내용은 수신하는 교수님에 따라 조금씩 바꿔가며 보냈는데, 예를 들어 안면이 있는 사이의 경우 "우리 어느 학회에서 어떤 일로 봤던 적 있어" 정도의 내용이 넣기도 하고, 해당 교수님의 연구에 대한 관심 사항이나 나의 관련 연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나의 답변 통계
약 보름의 기간 동안 22명의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냈는데, 최종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유형의 답변들을 받을 수 있었다.
9명으로 부터는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답변을 받은 경우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보았는데, (A) "고맙지만 펀딩이 없다"는 '정중한 거절'이 그 중 가장 많았고, (C) 인터뷰를 보자는 연락을 5명으로 부터 받았다 (하지만, 중간에 생긴 어떤 이유들로 인해 모두 다 인터뷰를 진행하진 않았다).
내가 정말 감사했던 것은 두 명의 교수님들(B)은 자신의 연구실에서는 받아줄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나를 도와주겠다는 연락을 준 것이다. 한 분은 학회에 가서 자신이 아는 교수님들께 나에 대해 소개해 준다고 하셨고, 실제로 이 분에게 소개를 받았다면서 나에게 연락을 주신 교수님도 계셨다. 다른 한분은 자신이 잘 아는 지인을 소개해주시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내가 보낸 메일 대비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한 비율은 13%로 아주 낮았다. 분야에 따라 이 비율이 더 낮은 경우도 인터넷으로 접했었기 때문에, 이정도로 인터뷰를 진행한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참고로, 답변은 하루만에 받는 경우도 많았고, 늦는 경우 보름이 지나고서야 답변을 받기도 했다. 늦게 연락을 주시면서 인터뷰를 진행하자고 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답변이 늦더라도 (초조하겠지만) 기다려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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